블룸버그, 한국계 헤지펀드 투자자 빌 황 지목
日 노무라 20억 달러 손실, 크레디트스위스 '중대한 손실' 발표
29일 개장 전 거래에서 IB 관련주 하락세
26알(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블록딜(대량매매)의 발단이 된 인물로 한국계 헤지펀드 투자자 빌 황(Bill Hwang 한국명 황성국)이 언급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산의 5배에 이르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단행하다가 마진콜(투자 원금 손실 등으로 증거금이 부족해질 경우 이를 보충하라는 요구)을 당했고, 이로 인해 장중 블록딜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황 씨가 대표로 있는 아케고스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전례 없는 블록딜의 배후에 있었다고 지목했다. 뉴욕 소재의 아케고스캐피털은 개인이나 가족의 부를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 형태 회사다.
황 씨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계 이민 2세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엣 경제학을 전공하고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현대증권에서 근무했고, 당시 유명 헤지펀드인 타이거매니지먼트의 줄리안 로버트슨과 인연을 맺고 그의 회사에 합류했다. 로버트슨이 타이거매니지먼트를 청산한 뒤 그의 밑에서 일하던 젊은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은 독립해 새로운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월가에서는 타이거매니지먼트에서 독립해 펀드 등을 설립한 이들을
'새끼 호랑이(Tiger Cubs)'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황씨 역시 독립해 아시아 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타이거 아시아 펀드를 운용했다. 그러나 2012년 중국 은행주 투자 과정에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포착돼 6000만 달러 규모의 형·민사 소송 합의금을 낸 뒤 업계에선 퇴출당했다.
블룸버그는 황씨가 그 후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고, 패밀리오피스인 아케고스를 설립해 더 위험한 투자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패밀리오피스는 일반적으로 외부 투자자가 없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할 수 있고, 규제 조사도 덜 적용된다"며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 스와프 계약으로 일부 종목의 주식 상승에 베팅해 왔다"라고 보도했다.
약정된 수수료를 내는 대신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나오는 이익과 손실을 취하는 스와프 계약을 통해 일부 종목의 주식 상승에 베팅했다는 것이다. 최근 주가가 빠지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예상보다 더 크게 하락하자 손실이 발생했고. 마진콜 금액을 감당하지 못해 결구 베팅했던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대량 매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난주 블록딜 당시 주식 청산 규모는 200억달러였던 것으로 파악됐고, 특히 아케고스와 거래했던 투자은행(IB)들이 아케고스가 담보로 내놓은 종목들을 압류해 내다 팔면서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본 IB인 노무라 홀딩스는 미국 자회사가 현지 고객과의 거래에서 약 20억달러 손실을 냈다고 밝혔는데, 블룸버그는 이 손실 황 씨와의 거래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의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도 미국 헤지펀드 거래와 관련해 자신들의 포지션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정확한 손실을 정량화할 수는 없지만 1분기 실적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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