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0일 아버지가 소뇌위축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노 전 대통령이 호흡 곤란을 겪는다는 신고가 들어와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상태가 호전되면서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인내심'이라는 글을 올리고 "어제 또 한고비를 넘겼다. 호흡 보조 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라며 전날 상황을 전했다.
노 관장은 "(아버지는) 소뇌위축증이라는 희귀병인데, 대뇌는 지장이 없어 의식과 사고는 있다. 이것이 더 큰 고통"이라며 "한 마디 말도 못 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 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노 관장은 "(아버지는)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라며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 올해 89세인 노 전 대통령은 천식 등 지병으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어머니가 곁을 죽 지켰다"라며 "어느 소설에서도 이토록 서로를 사랑한 부부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 한 분은 침대에 누워 말없이, 다른 한 분은 겨우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매일 아침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듯 서로를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두 분을 보면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랑일까 싶다"라고 했다.
노 관장은 "지상에서 아버지(그리고 어머니)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라며 "인내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었다"라고 했다.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1조 원대 재산분할을 놓고 이혼 소송 중이다. 최 회장이 지난 2015년 혼외자(婚外子)가 있다며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노관장에게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양 측은 합의에 실패했다. 이후 최 회장이 이혼 소송을 제기한 것에 지난 2019년 노 관장이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내면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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