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쌍용차 상장폐지 기로...돈 묶인 5만 개미 '패닉'

 

 

쌍용차가 202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으면서 주식시장에서 사라질 처지에 내몰렸다.

 

최근 P 플랜(단기 법정관리) 돌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장폐지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쌍용차에 돈이 묶인 5만 명의 개인투자자들도 패닉에 빠졌다.

쌍용차

상장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개미들의 피해 규모는 약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전날 2020년 회계연도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은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감사인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내부회계 관리 제도 검토의견 비적정 등을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밝혔다.

회계법인 측은 쌍용차가 계속기업으로서 그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쌍용차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지 여부는 부채 상환과 기타 자금 수요를 위해 필요한 자금조달 계획, 안정적인 경상이익 달성을 위한 재무 및 경영개선 계획의 최종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데 이런 불확실성의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산과 부채 및 관련 손익항목에 대한 합리적인 감사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쌍용차의 자본잠식률은 작년 말 기준 111.76%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매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쌍용차는 작년에도 44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확대했다.

매출 역시 2조 95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6% 감소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제48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개별 재무제표 또는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부적정이거나 의견거절인 경우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한다.

 

다만 정리매매 시작 전 감사인이 해당 사유가 해소됐음을 증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경우, 기업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 등에는 상장폐지가 유예된다. 쌍용차의 이의신청 시한은 오는 4월 13일이다.

 

쌍용차가 사지에 몰리면서 소액주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쌍용차 측의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주식은 정리매매 이후 상장폐지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특기 작년 12월 쌍용차가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매매가 정지돼 왔는데, 이번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매매가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이 한풀 꺾인 것이다.

쌍용차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말 기준 모두 4만 8381명이다.

보유 주식 수는 3798 만 3069주(지분율 25.34%)에 이른다. 정리매매가 개시될 경우 현 주가 기준 약 1052억원의 개미 투자금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마지막 희망이라면 매각이다. 현재 쌍용차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HAAH 오토모티브가 오는 26일 명확한 투자의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HAAH로부터 인수 확인서(LOI)를 받아 채권단과 서울회생법원의 동의를 구해 P 플랜에 돌입하는 시나리오다.

 

물론 P 플랜 가동이 무산되면 쌍용차는 회생 절차를 밝아야 하며 이 경우 상장폐지와 청산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