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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사마에게 혼나고 싶어" 김연경 신드롬, 日 혐한까지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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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젊은이들 김연경에 열광하는 이유
'여성+고고함+최고 실력' 맞춤형 스타



도쿄올림픽 막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김연경 선수가 일본에서 '욘사마'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2000년대 '겨울연가' 배용준의 별명을 이어받은 거죠. '욘사마'가 된 이유는 일본어로 '연경'이 욘굥'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터키의 8강전은 일본팀 출전 경기가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일본 방송 TBS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해설자들은 "김연경!"을 수백 번 외치며 "슈퍼 에이스 김연경을 보유한 한국"이라거나 "10년 이상 한국을 이끈 레전드"라고 설명합니다. 아마도 일본팀의 8강 진출을 예상한 편성이었겠지만, 경기가 끝난 후 TBS 트위터 계정에는 "중계해 줘서 고맙다"은 인사가 이어졌죠.

경기 중 에너지 폭발하는 김연경의 모습은 '밈'(meme)이 되어 온라인을 휩쓸고 있습니다. 한·일전 경기 중 김연경이 이소영 선수에게 무언가 말하는 모습에 어울리는 대사를 덧붙이는 놀이는 일본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댓글에는 "나도 욘사마에게 혼나고 싶다", "당황했을 때 연경 언니한테 진정하란 말을 듣고 싶어요" 등의 고백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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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주인공보다 더 '만화 같은' 연경

김연경은 2009년부터 2년간 일본 여자배구단 JT 마블러스에서 뛰었습니다. 당시 리그 꼴찌였던 팀이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후 첫 우승이란 감격을 맛봤죠. '욘사마'라는 별명이 처음 생긴 것은 그때라고 합니다.

배구는 일본에서 야구나 축구만큼이나 인기 있는 종목이죠. 고등학교 배구팀이 참가하는 대회만 해도 '하루코'(춘계 고교 배구대회)와 '인터 하이'(전국체전)가 있고, 각 대회 참가팀은 약 50개입니다. 일본의 47개 도도부현(지방자치단체)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팀들이나 실제 고교 배구팀만 수백 팀에 달한다는 이야깁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후 달아올랐다가 서서히 식어가던 배구의 인기를 다시 올린 건 만화 '하이큐'였습니다.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뒤를 잇는 최고의 스포츠 만화로 2012년 연재가 시작돼 2020년 완결됐습니다. 단행본만 누계 5000만 부가 팔려나간 '하이큐'의 인기 덕에 배구는 젊은 층에게 다시 '핫한'스포츠가 되었죠.

김연경 선수도 유튜브 채널 '식빵 언니'에 '월클 배구 선수가 배구 만화 하이큐를 본다면?"이라는 제목으로 감상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리얼하게 그려진 애니메이션 속 경기 장면에 "이건 배구를 잘 아는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만화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만화 주인공보다 더 '만화 같은' 플레이와 스토리를 지닌 김연경 선수가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김연경 덕에 혐한도 극복?

선진국치고 성별 격차가 극심한데다 여성들에게 고분고분한 태도와 애교를 강박적으로 요구하는 일본 사회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이런 캐릭터에 대한 환호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공수 모두 완벽한 실력에, 코트에선 '저세상 포스'로 동료들을 휘어잡는 김연경에게서 일본 여성들은 또 한 명의 히어로를 찾아낸 게 아닐까요?

한국 여자배구팀은 6일 밤 브라질과 4강전을 치릅니다. 이번엔 후지TV에서 생중계를 합니다. 트위터엔 이런 감상도 올라와 있습니다. "혐한 감정이 강했던 나조차도 김연경 덕에 혐한 감정이 조금을 줄어드는 것 같네요. 나 같은 일본인이 늘어나는 느낌." 일본 내 뿌리 깊은 혐한까지 스파이크로 뚫어버리는 김연경의 활약을 일본 팬들과 함께 응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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