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유의 가격' 유가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원유이야기
원유가 석탄을 제치고 현대 사회의 에너지원이자, 플라스틱과 화학섬유를 포함해 거의 모든 물건의 원료가 된 건 19세기 후반부터입니다.
세계 최초의 유전은 1895년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채굴을 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후 활발하게 유전이 개발됐고 북미와 남미, 중동, 러시아를 포함한 북해 등에서 원유가 채굴되고 있습니다.
원유는 직접적인 산업 재료이기 때문에 시장이 좀 독특합니다.
세계 5위 안에 드는 산유국인데 원유 수입도 세계 5위 안에 든다거나, 수입을 많이 하면서 동시에 수출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미국에서 잘 일어납니다.
영국의 석유 회사 BP의 2019년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를 보면 2018년 석유 소비 1,2위는 각각 미국과 중국입니다. 그런데 석유 생산량 1위도 미국입니다. 이렇게 석유를 많이 뽑고 많이 쓰다보니 미국은 유가에 무척 민감합니다.
미국이 중동 정세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던 것도 이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동에서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2014년 이후 본격적으로 채굴되기 시작한 셰일가스를 제외하면 전통적 원유의 생산량과 매장량은 중동이 가장 높습니다. 그러나 원유 가격 자체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첫 유전 개발이 미국에서 이뤄진 데서 잘 알 수 있듯 역사적으로 '유전 개발 및 석유 소비'는 미국이 주도해왔기 때문입니다.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고 싶다면 이는 필수적인 일이었습니다.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굳히는 데엔 국제시장에서 원유를 오로지 달러로만 거래하게 만들어두었던 시스템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현대 경제에서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부분이 없고, 원유를 거래하지 않는 나라가 없으미 무조건 달러를 사용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현대 시장경제에서 금리와 환율이 연필이나 볼펜처럼 무언가를 그릴 수 있는 도구라면 원유는 도화지나 수첩 같은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유의 가격은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모든 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공산품 외 농축산물도 예외는 아닙니다.
농기계는 기름을 넣어야 돌아가고, 축사에도 겨울에는 난방을 돌려야 합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통신에도 유가는 관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기본이 되는 거대한 서버들을 유지하는 데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발전소에서 전기가 생산될 때도 원유가 사용됩니다. 그래서 유가가 오르면 모든 물가가 다 오릅니다.
가장 기본적인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니까요. 또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도 유가가 오릅니다. 돈이 돌면서 경제가 커진다는 건 그만큼 물건을 많이 만들어낸다는 뜻이고, 물건을 많이 만들어내려면 원재료인 원유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니까요.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비싸집니다.
원유를 거래할 때는 3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연료로 사용할 목적입니다.
두번째는 원자재로 필요하기 때문에 거래합니다.
세번째로는 원유와 원유 시추 과정 자체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거래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시장을 실물시장으로 묶어서 생각하고 , 세번째 시장을 금융시장으로 생각하면 편합니다.
우리가 아는 원유 거래는 보통 실물시장에서의 거래인데, 개인인 우리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거래는 세번째 시장에서의 거래입니다.
◆ 원유의 종류
어떤 목적의 거래든 원유는 크게 3종류로 나뉩니다. 또 이 3종류의 원유는 세 군데의 시장에서 거래됩니다.
원유 가격은 이 시장의 영향을 받아 결정됩니다.
첫 번째 시장은 뉴욕 시장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웨스트 텍사스 인터미디에이트 원유를 거래합니다.
WTI 가격이 시장 전체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소비량이 많은 만큼 거래도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이 가격은 생산량 변화를 제외하면 나머지 시장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줍니다.
두 번째 시장은 아시아 시장인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시장의 두바이유를 주로 수입합니다.
세 번째는 영국 근처 북해에서 채굴되는 브렌트 원유가 거래되는 유럽 시장입니다.
미국의 WTI 지표가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건 미국의 각종 정치.경제적 사정이 전 세계 유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2010년대 말 기술 발전으로 셰일가스를 원유로 만들수 있게 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짙어졌습니다.
◆ 유가의 결정방식
이제부터 우리는 뉴욕, 아시아, 유럽이라는 3곳의 원유 시장과 이곳에서 유가가 결정되는 방식,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유가가 다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봅니다.
미국에너지정보국(EIA)자료에 의하면 2016년 기준으로 국제 석유 생산량은 대략 '러시아(동유럽)-미국(북미)-사우디아라비아(중동)-캐나다(북미)-이란.이라크(중동)-중국(동북아시아)-베네수엘라(중남미)-브라질(남미)-카자흐스탄(동유럽)-알제리(아프리카)-노르웨이(북유럽)-멕시코(남미)'순입니다.
이 순위들이 '대략'인 이유는 매년 누가 더 많이 생산하는지가 고만고만하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생산량이 아니라 매장량으로 따지면 쿠웨이트와 아랍 에미리트,나이지리아와 리비아가 순위권 상위에 오릅니다.
매장량은 조금 적지만 지금 당장 원유 추출을 많이 할 수도 있고, 매장량이 많아도 조절해서 적게 뽑아낼 수도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여기 나온 국가 이름들에 익숙해지면 유가 관련 뉴스를 보는 데는 큰 틀에서 문제가 없습니다.
목록을 보면 역시 중동과 아프리카가 많고, 중국과 중남미, 북유럽도 올라가 있습니다. 북유럽의 복지가 석유의 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건 잘알려진 사실입니다.
노르웨이 같은 경우, 석유를 판매한 수익의 80% 정도를 세금으로 떼어가 국부펀드를 만들었습니다.
국부펀드는 일종의 국민연금과 비슷하며 차이라면 한국은 세금으로 투자하지만 노르웨이는 석유 판매 수익으로 투자한다는 겁니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로 이익을 내서 국민을 위해 사용합니다. 자원이 풍부하다고 자원 판매에만 의존해 이익을 단숨에 사용해버리는 게 아니라 건전한 재정 구조를 구축하는 겁니다. 자원은 언젠가 고갈될수도 있고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도 필요하니까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의 대명사로 자주 거론되는 베네수엘라는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의 자원부국입니다.
하지만 산유국이라고 다 북유럽 같은 복지국가는 압니다. 같은 자원도 누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출처 "오늘배워 내일써먹는 경제상식(김정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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